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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제인 구달> 관찰과 위로 번호대신 이름을 붙인 환경운동가 미국 뉴욕에 센트럴 파크에서는 매년 여름 필름 페스티벌을 합니다. 우연히 뉴욕 방문 시 기간이 맞아 놀러 갔었는데, 마침 이라는 영화를 상영하더라고요. 다큐 영화인데 제인 구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어요. 커다란 스크린 너머로 보이는 건 우리가 흔히 아는 인자한 할머니가 아니었습니다. 20대의 젊고 열정적인, 때로는 무모해 보일 정도로 단단한 눈빛을 가진 한 여성이었죠. 60년 전 아프리카 밀림에서 낡은 공책에 침팬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적어 내려가던 그녀의 뒷모습은 전율을 일으켰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화려한 무대 위 스타였던 이효리 씨가 왜 인생의 멘토로 이 할머니를 꼽았는지, 그리고 왜 수많은 현대인이 여전히 그녀의 이름 앞에서 숙연해지는지 말이죠. 가장 강렬한 에피소드 하나를 꼽으라면, 역.. 2026. 4. 22.
왜 아마존만 살아남았을까? 보이지 않는 미래에 베팅한 사람, 제프 베이조스 인물 탐구 밤 늦은 시간, 별 의미 없이 온라인 쇼핑몰들을 돌아다니다가 문득 웃음이 나왔습니다. 책 한 권을 사려고 들어갔을 뿐인데, 알고리즘은 이미 제 취향을 다 꿰뚫고 있더군요. “이건 어떻게 알았지?” 싶은 추천 목록을 스크롤하다가, 자연스럽게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제프 베이조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 서점은 이렇게 많은데… 왜 결국 하나만 남았을까?”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막 태동하던 시기. 월스트리트에서 잘 나가던 한 남자가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온라인 서점”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선택 같지만, 그 당시엔 거의 광기에 가까운 결정이었습니다. 책을 온라인으로 판다고? 사람들은 직접 보고 사야 하는데?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시작보다 시작 직전의 장.. 2026. 4. 18.
변동성의 한가운데서, 나는 왜 일론 머스크를 떠올렸을까 : 일론 머스크 인물 탐구 밤 늦은 시간. 변화무쌍한 미국장을 보면서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머스크를 떠올렸습니다. 차트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어제는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 오늘은 공포에 휩싸이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외면받던 종목이 어느 순간 열광의 중심에 서기도 합니다. 특히 테슬라의 그래프는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급등과 급락, 기대와 실망,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기대. 그 곡선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일론 머스크.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왜 하필 ‘테슬라’일까?” 그 이름의 기원을 따라가면, 우리는 한 과학자와 마주하게 됩니다. 니콜라 테슬라. 그리고 그와 평생을 두고 경쟁했던 인물, 토머스 에디슨. 직류와 교.. 2026. 4. 15.
평범함이라는 가장 비범한 가면 : 배우 유해진 인물 탐구 최근 영화 를 보고 나오는데, 문득 제 책상 위에 놓인 낡은 연필 한 자루가 떠오르더군요. 화려한 만년필에 먼저 눈이 가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생각을 기록할 때 손이 가는 건 손때 묻어 뭉툭해진 연필이듯, 유해진이라는 배우가 제게는 딱 그런 존재였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눈빛은 단순히 연기력을 넘어, 한 인간이 삶을 대하는 지독하리만큼 성실한 태도를 증명하고 있었죠. 왜 우리는 수많은 '별'들을 뒤로하고,결국 이 '길 위를 걷는 철학자' 같은 배우에게 열광하게 되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영화 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정당한 평가를 받고 더 크게 흥행했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병기가 비누를 밟고 기억을 잃어 무명 배우가 된다는 설정, 그 황당한 서사를 설득력 있게 만.. 2026. 4. 11.
이젠 청령포에서 외롭지 않으시기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단종 극장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영화 보셨나요?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K-사극'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 작품 덕분에, 요즘 많은 이들의 마음이 500년 전 영월의 한 소년에게 가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처음 기획될 때만 해도 세간의 시선은 반신반의였죠. "장항준 감독이 사극을?" 같은 의구심 말이에요. 하지만 '신이 내린 꿀팔자'라 자조하면서도 사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야기를 고민해 온 장항준 감독은 보란 듯이 사고를 쳤습니다. 예능에서의 가벼운 모습 뒤에 감춰뒀던 날카로운 연출력으로, 그는 박지훈이라는 원석을 '단종'으로 빚어냈고 유해진이라는 명불허전의 배우를 통해 우리를 그 시대 한복판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왜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은 이 비극적인 소년 왕의 이야기.. 2026. 4. 8.
광화문 BTS의 선율부터 남산 백범 광장 성곽까지 김구가 꿈꾼 ‘문화의 힘’을 걷다 * 대한민국 정부 수립기념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앞둔 몇일 전, 저는 광화문 광장에 있었습니다.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BTS의 컴백 콘서트 열기가 여전히 공기 중에 남아있는 듯했거든요. 수만 명의 '아미'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격동의 역사를 가진 한국의 과거를 몸과 마음에 새기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신(新)영웅들의 모습을 담아낸 무대 의상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한 남자가 떠올랐습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외쳤던 사람. 남산 백범 광장에 웅장하게 서있는 그를 만나러 갑니다. 성곽길을 따라 오르며 마주한 김구 선생의 동상은, 그날 광화문의 함성을 미리 듣기라도 한 듯 묘하게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네요. 우리가 아는 인자한 미소의 '백범 김구'는 .. 2026. 4. 4.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시작된 질문 - 하늘을 난 것이 아니라, 방식을 바꾼 사람들 라이트 형제 얼마 전,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에 다녀왔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다양한 비행기들을 올려다보면서, 이 거대한 기계들이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을 태우고, 구름 위를 가로지르는 일. 우리는 그것을 이제 아무 감흥 없이 ‘이동 수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이 모든 시작은 어디였을까.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장면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던 해변. 키티호크의 모래 위에서, 두 형제는 나무와 천으로 만든 기계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계는, 단 12초 동안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을 찍은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인류의 역사를 바꿨지만, 정작 그 현장.. 2026. 4. 1.
미로 같은 도시 체코 프라하,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세계를 걷다 / 한 문장에서 시작된 질문 / 처음 을 읽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 문장은 너무 갑작스럽고, 정말 이상했습니다. 설명도 없고 이유도 없었죠.사람이 벌레가 되는 이야기라니. 그 순간 궁금해졌습니다. 이 작가는 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도시에서 살았기에 이런 세계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은 결국 한 도시로 이어집니다.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그리고 그의 도시, 프라하(Prague)입니다. / 카를교에서 시작된 프라하 산책 /아침의 카를교는 비교적 조용했습니다.돌로 만들어진 다리 위에는 오래된 성인 조각상들이 줄지어 .. 2026. 3. 28.
작가의 문장과 닮은 공간, 괴테 하우스에서 떠올린 허밍웨이 키웨스트와 쿠바의 문학 여행 Ernest Miller Hemingway 독일 프랑크푸르트 여행 중들렀던 '괴테 하우스'그곳은 '파우스트'로 유명한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었습니다. 집 안은 생각보다 단정하고 질서 정연했습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문, 가지런히 놓인 책들, 차분하게 정리된 방들. 그 집을 둘러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남긴 문학은 어쩌면 그 집과 참 많이 닮아 있구나. 나 을 떠올려 보면그 작품들 역시 감정은 깊지만 구조는 놀라울 만큼 균형 잡혀 있습니다.마치 잘 정리된 집처럼 말이죠. 그 장소를 나오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작가의 문장은 그가 살던 공간을 닮는 걸까? 괴테의 삶과 사유의 중심에는 늘 독일이 있었지만,반대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의 삶은 전혀 달랐습니다... 2026. 3. 25.
결핍을 좌표로 바꾼 데카르트, 뉴욕 서점에서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 시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17세기의 유럽은 중세라는 거대한 지붕이 무너져 내리던 시대였습니다. 신의 섭리라는 명확한 정답이 사라진 자리엔 과학 혁명의 소용돌이와 종교 전쟁의 비명이 가득했죠. 르네 데카르트는 그 혼란의 한복판에서 태어났습니다.몸이 약해 정오까지 침대에서 사색해야만 했던이 '느린 인간'에게, 세상은 지나치게 빠르고 불확실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어떤가요?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먼저 점치고, 타인의 성공이 실시간으로 전시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우리는 17세기만큼이나 지독한 '기준의 상실'을 겪고 있습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지금 내가 믿는 것이 나의 생각인지 타인의 잔상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그것이 현대판 '방법적 회의'.. 2026. 3. 21.
내 마음의 뿌리를 찾아서 - 심리학의 아버지 '빌헬름 분트'와 무의식의 발견 '지그문트 프로이드' 인물 탐구 흔들리는 밤, 심리학 책을 펼치다 유독 마음이 소란스러운 밤이 있습니다. 이유 없이 울컥 화가 치밀거나,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아 괴로울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책장 구석을 뒤적입니다. 먼지가 살짝 앉은 심리학 책 한 권을 꺼내 드는 그 손길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죠. ‘도대체 내 마음은 왜 이럴까?’라는 질문에 답을 얻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우리가 집어 든 그 책의 첫 페이지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인간의 마음이라는 미지의 대륙을 처음으로 탐험하기 시작한 두 거인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그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어쩌면 나조차 몰랐던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분트의 ‘분투’ 심리학이 철학의 모호한 담론에서.. 2026. 3. 18.
불안한 오늘을 위한,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태도 - 2500년 영향력 성인 공자, 맹자, 순자 춘추전국시대라는 거대한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던 세 거인 - 공자, 맹자, 순자. 이들은 '유가'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지만, 시대적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처방전을 내놓았습니다.공자 (기원전 551~479, 춘추시대) : 유교의 창시자이자 모든 유학자의 스승맹자 (기원전 372~289경, 전국시대) : 공자 사후 약 100년 뒤에 태어나 공자의 사상을 '이상주의적'으로 계승, 체계화순자 (기원전 298~238경, 전국시대) : 맹자보다 늦게 활동, 유교 사상을 현실적이고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재해석 성인(聖人)들의 의외의 모습, "실패자들의 연대기"우리가 추앙하는 공자, 맹자, 순자는 당대에 화려한 성공을 거둔 승리.. 2026.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