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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Daily Project

출사 가서 사진도 찍고, 여행 가서 땅도 사고 ( 출사 여행 부동산 투어 )

by 노마드 크루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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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고 본격적인 취미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바로 디지털 사진 동호회였습니다.

그 당시가 디지털카메라가 거의 처음 나오던 시절이라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저도 디지털카메라를 너무 구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월급을 받아서 처음으로 나만의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했습니다.

스스로 돈을 벌어 처음으로 사고 싶은 것을 산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구입했던 모델이 바로 SONY-DSC 717이었습니다. 소니가 디카를 생산하며 세계적인 회사로 잘 나가고 있던 시기죠. 그때는 VAIO 컴퓨터가 세계 최고였던 시절입니다. 하핫~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들이면 나이 때가.... 음... 알 수 있겠네요. 지금 20대는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때 717 모델은 소니에서 처음 나온 707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서 개선된 사양으로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아주 핫한 제품이었습니다. 거의 717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저도 구입을 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요즘 폰이 새로 나오면 미리 예약하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아무튼 그때는 소니의 디카 707, 717 디자인이 정말 트렌디했습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자꾸 웃음이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요즘 레트로다, 뉴트로다 다시 예전 제품이나 디자인이 유행을 하고 있어서 세상일은 정말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어떤 디자인이 다시 유행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오자면 그렇게 카메라를 구입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디카동호회에 가입을 했습니다. 지금도 카페나 밴드 형식의 소그룹 동호회들이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그때는 다음이나 네이버 동호회보다 더 잘 나갔던 게 바로 제로보드로 만든 홈페이지였습니다. 제로보드로 만든 개인적인 웹사이트로 만든 사진 동호회였는데 사진들도 너무 멋지고 고수들이 많아 보여 저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주 유명한 사이트에서 친해진 몇몇 분들이 모여 다시 만든 소규모 동호회였는데 뭔가 가족 같은 분위기로 좀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카메라는 켜보지도 못하고 사이트를 들어가 고수분들의 사진을 감상하고 덧글도 달며 관심을 표했습니다. 나도 언젠가 이 정도 찍을 수 있는 날이 올까 희망에 부푼 하루하루였지요. 그러던 중 가까운 시일에 정모가 잡혔고 저도 당연히 참석을 했습니다.

 

다양한 직업, 개성, 나이대의 분들이 계셨고 그 날을 시작으로 저도 열혈 멤버가 되었습니다. 주중에는 열심히 회사 다니고 주말에는 전국으로 출사를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열정과 체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젊음? 그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목적이 생기니까 피곤한 줄도 모르고 쫓아다녔던 것 같아요. 재미도 물론 너무 있었고요. 사람이 배우는 즐거움, 알아가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며 국내 여행을 다 가본 것 같습니다. 내가 계획을 하지 않아도 착착 새로운 곳들을 계획해서 출사 진행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편하게 여행도 다니고 사진도 찍고 장비 뽐뿌도 당하고 사진뿐 아니라 인생을 배우게 되는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SONY DSC 717 모델을 시작으로 니콘, 캐논, 후지 카메라까지 점점 기종도 업그레이 되고 렌즈도 다양하게 사용해보고 장비가 많이 졌습니다. 렌즈가 많아지니 가방도 커지고 사진도 더 잘 찍기 위해서는 더 좋은 장비가 있어야 되더군요. 끝이 없어요. ㅠ ㅎㅎ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취미로 사진 찍는 건데 점점 전문가 뺨치는 장비들이 손에 들려 있게 됩니다. 저는 물론 총알이 없었기 때문에 고수님들의 사진과 장비를 감상하는 걸로만 즐거움을 누렸죠. 워낙 연령층도 다양했던 동호회였기 때문에 출사를 따라다니며 인생에 대한 깨달음도 많았습니다. 때론 이렇게 살아야겠다. 때론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늘 진상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저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했습니다. 

 

출사 여행을 다닌 지난 반이 지나고 2년 즈음이 돼가다 보니 출사를 다니시는 분들이 사진만 찍으러 다니 시진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진도 찍고 여행도 하는 게 좋았는데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특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지방에 풍수 좋고 자연 좋은 곳으로 가면 꼭 부동산에 들르신다는 거였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부동산에 가시는 걸까? 그래서 하루는 여쭈어보았습니다. 사진 찍으러 오셨다가 왜 부동산에 들르시느냐고요. 그랬더니 은퇴 후 귀농해서 살만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분들도 은퇴를 하게 되면 복잡한 도심에서 그만 살고 경치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두고 알아보고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두 번째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출사 여행을 다니면서 땅을 알아보고 계셨다니! 이건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로 시간 내서 알아보러 다닐 필요도 없고 취미 생활하면서 부동산 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그분들이 다시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부동산에 가실 때 꼭 따라갔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응원을 해주거나 관심을 보이면 대부분 긍정적으로 환영해줍니다. 자기가 잃을 게 없는 한 굳이 숨기려 할 필요도 없고 여러 사람이 볼 수록 장점과 단점을 더 많이 파악할 수 있는 게 바로 부동산이고 땅이기 때문입니다. 재테크도 아직 병아리고 종잣돈도 없지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가 그냥 흘려버리지 않은 것은 책을 읽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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