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휴게소에 가면 느린 우체통이 있다. 전부터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진 못했었는데 영종도 휴게소에 들러 실물을 영접했다. 일몰이 예쁘다는 영종도 휴게소. 이곳을 목적지로 오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우리도 정서진에 들렀다가 가는 길에 영종도 휴게소 후문을 이용해 가볼 수 있었다. 인천공항을 가는 길에만 들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곳에 후문이 있는 줄은 처음 알게 되었다. 좀 늦은 시간에 도착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휴게소 문을 닫았다. 다른 휴게소들과는 확실히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곰 조형물이 있는 영종도 휴게소에서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한다. 그리고 가장 해봐야 할 것은 바로 1년 후 나에게 엽서나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무료로 이곳에 비치된 엽서를 이용해서 보낼 수 있다. 6개월, 1년을 선택할 수 있다. 6개월은 너무 짧은 것 같기도 해서 1년으로 선택했다.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본다.
TO. 1년 후 나에게...
일 년 전 계획했던 일들. 잘 이루며 살고 있니? 긴 시간 같겠지만 1년 금방 가지? 하고 싶은 일, 계획했던 일, 어느 정도 손에 잡힐 만큼 쌓아놓았는지 궁금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 생각하지 말고 너만의 길을 가는 거. 참 힘들지?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 자꾸 돌아보게 되는 거 이해해. 하지만 자꾸 주위를 살피다 보면 너의 길을 가는데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어. 이 길이 맞는지 스스로 검증은 해봐야겠지만 이거다 생각했다면, 자꾸 돌아보지 말고 끝까지 우선 최대한 빨리 가보는 게 좋아. 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가렴. 주변 시선, 환경 신경 쓰지도 말고, 탓하지도 말고 단거리 경주처럼 가는 게 제일 좋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하지만 유유히 여유 부릴 시간은 없어. 종점까지 가봤는데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었다면 빨리 다른 버스 타고 나오면 되니까. 하지만 종점까지 가는데 자꾸 중간에 내렸다 타기를 반복하면 그만큼 늦게 도착할 거야. 그럼 다른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도 늦어지게 된다. 너를 믿어. 네 생각에 맞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가봐. 그래도 괜찮아.
전에 어느 카페에서 어르신 3명의 대화가 생각난다. 분명 은퇴하신 지 오래되어 보이시는 백발의 어르신들이었는데 대학교 다니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자연스럽게 귀가 쫑긋 세워졌었어. 하시는 말씀이 대학교를 다시 다니신다는 거야. 방송통신대학교에서 4년마다 새로운 과에 입학해서 새로운 공부를 하신다는 이야기였어.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그렇게 인생을 사시는 분도 있다는 걸 안 후에 배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 배움은 정말 끝이 없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이 따위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좀 더 많은 걸 배우며 살자. 인생이라는 게 정답이 없어서 너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걸 왜 좀 더 어릴 때는 몰랐을까. 아니 알았어도 용기가 부족했겠지. 지금은 좀 더 머리가 컸잖아? 미리 걱정하지 말자. 가장 나쁜 게 미리 걱정하며 미래를 불안해하는 거더라. 그러니 된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여! 원하면 이루어진다. 믿어봐.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어도 툭툭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면 돼. 지난 일은 잊고 오늘에 집중하는 삶을 살길...
용기와 응원을 보낸다.
1년 전 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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